저는 늘 느리고 뒤쳐지는 아이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늘 공부 머리가 안좋다는 핀잔을 듣고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어렸을 때 공부를 잘하던 분들었고 전 그 기대에 조금도 쫓아가지 못하는 못난이였습니다. 늘 혼나고 구박 받았기 때문에 시험이 싫었어요. 게다가 엄마가 학교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시험 일정을 훤하게 알고 계셨죠. 그래서 시험 당일에 깨지고, 꼬리표 나올때 깨지고, 성적표 나올때 깨져서 늘 멘탈이 너덜너덜 했습니다.
사실 공부 뿐만이 아니었어요. 또래 틈에서도 유난히 작고 나약했던 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느렸어요. 수영 강습을 다녀도 커리큘럼을 쫓아가지 못해서 엄마 속을 터지게 만들었죠. 그래서 수영 수업이 끝나면 매의 눈을 하고 기다리고 계시던 엄마의 손에 이끌려 입술이 파래질때까지 물속에서 연습을 해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 수영 강습은 중단하고 말았죠.
학창시절 성적 평균은 C
다시 공부로 돌아오자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전 참 꾸준하게 중위권이었어요. 반 10등 이내로 들어와본적도 1번 밖에 없어요. 아주 못함과 그럭저럭 사이에 있었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부모님은 꾸준하게 학원도 보내주시고 과외 선생님도 붙여주셨지만 성적은 늘 거기서 거기였어요. 대학 학점으로 환산하자면 평균 C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고3을 앞둔 겨울 방학이 되어서도 전 별 생각이 없었어요. 인서울 4년제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 절박한 심정도 별로 없었고 여전히 오락실과 게임방에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머리가 안좋으니 어차피 해도 안된다는 생각이었어요.
10개월만에 인서울 입학
그런데 단 10개월 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2001년도 수능에서 400점 만점에 384점을 받았고 인서울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시험 대박이 난 것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마지막 모의고사 때보다 떨어진 점수였습니다. 어쨌던 전 10개월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학교를 선택에서 갈 수 있었어요.
제 인생은 완전히 180도 바뀌었습니다. 그 때를 기점으로 나는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대학을 통해 수 많은 기회의 문이 열렸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보잘것 없고 쓸모없는 학벌이지만 몸이 약하고 다른 능력이 없는 저에게는 소중한 자산이자 발판이 되었습니다.
들어가며
이 시리즈는 고3 10개월간의 저를 분석한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제가 조그만 성공을 만들 수 있었는지. 그리고 심층적인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훑어 내려간 보고서에요. 오랫동안 제출하지 못한 숙제 같은 것이지요.
내용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풀어볼까 합니다. 글이 완성되는 대로 링크 달아 놓겠습니다.
- 수능 공부는 많이 맞추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 믿으면 따지지도 많고 따라가자
- 기록하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 지능보다 리터러시
제가 남기는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제가 얻은 교훈을 통해 사랑하는 아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성장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공부로 고민하시는 학생분들도, 부모님들도 모두 좋은 성과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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