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머리국밥 좋아하세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비염이 무척 심했어요. 정말이지 마신 물이 그대로 코로 나오는 것처럼 줄줄줄 맑은 콧물이 나오곤 했죠. 이비인후과를 가면 코를 뚫어주는 막대기를 한쪽 콧구멍에 두 개씩 꽂곤 했어요. 어른도 막대기 한 개가 코에 들어가면 고통스러워하는데 저는 두 개를 꽂고도 태연히 앉아있을 수 있었죠. 알러지라는게 사실 치료법이 딱히 있는 건 아니잖아요? 90년대 초반에는 더욱더 그랬겠고요. 알약 5개를 한꺼번에 입에 털어 넣어도, 매일 같이 양쪽 코 합쳐 4개의 막대기를 꽂아도 야속할 만큼 콧물은 줄줄 나왔어요. 코로 숨을 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어디선가 비염에 좋다는 치료법이 있다고 하면 부모님은 이것저것 시도하곤 했었죠. 참 많았었는데 생각나는 건 2개밖에 없네요. 한 개는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