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끄적끄적

    툭툭

    참 신기합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며 혼내는 사람이 있어요. 혼내는게 끝났나 싶은데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말예요. 이런 상황의 희생자가 되면 긴장하고 있다가도 시나브로 진이 빠려버려 엉덩이가 점점 뒤쪽으로 빠집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오래 혼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팀원이나 후배가 업무상 실수를 해도 두 세마디면 끝나요. "너 왜 그랬니? 이런 저런 일을 했어야지! 앞으로 잘해줘" 라는 3단계만 지나면 더 혼내는 것도 뻘쭘해져서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누구를 혼낼 수 있을 정도의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자각도 원인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오래 혼낼 수 있는 사람들이 신기했어요. 혼내려면 뼈 속까지 때리는 것이 얕잡혀 보이지도 않고, 잘못의 반복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

    왜 나는 다른 세계의 나를 만난 후 마음이 편해졌나

    지난번에 꾼 꿈 덕분에 마음이 정말로 편안해.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 행복이란 것은 결국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잴 수 있는 거잖아. 내 연봉이 10% 올라서 기뻐했는데 알고 보니 동료가 20% 올랐다고 하면 행복감은 싹 날아가듯이 말이야.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말이 있더라. 마음속에 질투심이 생기는 것은 완전 타인과의 큰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가까운 사람과의 차이라고. 특히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인 거지. 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라 이런 말도 있지만 사실 난 그렇게 할 자신이 없어.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니깐. 그러니까 끊임없이 또래 집단과 비..

    다른 세계의 내가 준 깨달음

    다른 세계의 내가 준 깨달음

    지난주, 콕 집어서 2020년 2월 3일 새벽. 다른 세계의 저를 만났습니다. 그분은 제가 동경하는 삶을 살고 있더군요. 제가 못 이룬 것들을 모두 이룬 듯해 보였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모두 성공하셨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윤기도 흐르고 저보다 훨씬 더 말쑥하고 잘 생겨 보이더군요. 아련한 눈빛으로 성공하신 저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소리치더라고요. "야! 병신아! 부러워하지 마! 난 너도 부럽다고!" 뒤를 돌아보니 또 다른 세계의 제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도 헝클어져 있고 차림새도 엉망이었어요. 그 순간 제 눈 앞에 평행 우주 속의 모든 '내'가 모두 한 자리에 꼬물꼬물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하게 ..